대구·경북직업병안심센터 사례
대표 사례 | 2026년 6월호(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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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링 마스크팩 파우더 충진·포장 공정 종사자에서 진폐의증과 규폐증이 집단 발병했다. 마스크팩 원료로 쓰이는 **규조토(diatomaceous earth)**가 공정 중 결정형 실리카의 일종인 **크리스토발라이트(cristobalite)**로 성상 변화하며 노동자들의 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진폐증 중에서 임상적으로 중증도가 가장 높은 증상인 **진행성 거대섬유증(PMF; progressive massive fibrosis)**을 동반했다. 대구경북안심센터는 협력병원의 1건 보고를 단서로 현장조사·원인조사, 임시건강진단, 안전보건진단 명령 그리고 유사 업종 조사까지 연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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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내용 |
|---|---|
| 발병 규모 | 진폐의증(규폐증) 7명과 과민성폐장염 1명 |
| 직종·업종 | 마스크팩 파우더 충진·포장 / 화장품 제조 |
| 진단 | 진폐의증(규폐증), 일부는 진행성 거대섬유증(PMF) 동반 |
| 유해인자 | 규조토에서 비롯된 호흡성 결정형 실리카(석영·크리스토발라이트)와 곡물 분진 |
| 환자 | 성별·연령대 | 진단·소견 | 폐기능 | 파우더공정 노출 | 비고 |
|---|---|---|---|---|---|
| 1 | 남/30대 | 규폐증 | FVC 59%·FEV1 65% | 2019–2025 | |
| 2 | 남/30대 | 규폐증(PMF 동반) | FVC 59%·FEV1 50% | 2019–2023 | |
| 3 | 남/30대 | 규폐증(PMF 동반) | FVC 81%·FEV1 79% | 2019–2025 | |
| 4 | 남/40대 | 규폐증 | FVC 99%·FEV1 97% | 2021-2025 | 관리자 |
| 5 | 여/50대 | 규폐증 | FVC 108%·FEV1 108% | 2023–2025 | |
| 6 | 남/40대 | 과민성폐장염 | - | 2015–2020 | |
| 7 | 여/30대 | 규폐증 | FVC 97%·FEV1 99% | 2022-2025 | 2025년 11월 진단 |
| 8 | 남/20대 | 규폐증 | FVC 97%·FEV1 99% | 2023-2025 | 2025년 11월 진단 |

양측 폐야에 미만성으로 분포한 결절·망상 음영 (대구·경북직업병안심센터 제공)

폐 결절과 함께 폐문 주위로 융합된 큰 섬유종괴(거대섬유증) (대구·경북직업병안심센터 제공)
한 근로자의 임상적 상황을 영상의학 검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단순 흉부 X선에서는 양측 폐야에 걸쳐 작은 결절과 망상 음영이 미만성으로 관찰된다. 흉부 CT에서는 이 규폐 결절들이 한데 뭉쳐 형성된 큰 섬유성 덩어리, 곧 **진행성 거대섬유증(PMF)**이 폐문 주위에서 확인된다. PMF는 진폐증의 가장 진행된 형태로, 일단 형성되면 노출을 끊어도 스스로 진행하며 폐기능을 비가역적으로 떨어뜨린다. 이번 집단에서는 이미 두 명이 PMF를 동반했고, 그중 한 명은 1초량(FEV1)이 예측치의 절반 수준까지 저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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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학적으로 왜 이례적인가? 규폐증과 PMF는 보통 광업·채석·주물·석재 가공처럼 결정형 실리카에 수십 년 노출된 노동자에게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사례는 세 가지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첫째, 발생 업종이 화장품(마스크팩) 제조라는 비전형적 영역이다.
둘째, 비교적 짧은 노출 기간에 30대 노동자에게서 PMF까지 진행한 가속 규폐증(accelerated silicosis) 양상으로,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인조대리석(engineered stone) 가공 노동자의 가속 규폐증과 같은 맥락에 있다.
셋째, 노출원이 결정형 실리카 원광이 아니라 본래 저위험으로 분류되는 비결정질 규조토였고, 공정을 거치며 결정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기존 위험 분류의 사각지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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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팩 파우더의 원료로 쓰인 규조토 (대구·경북직업병안심센터 제공)
규조토는 규조류(diatom)의 규산질 껍질이 쌓여 굳은 퇴적암으로, 본래 비결정질(amorphous) 실리카여서 결정형 실리카보다 위험이 낮은 것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고온으로 가열·소성하면 대략 800도 이상에서 결정형 실리카의 일종인 크리스토발라이트로 상(相)이 변한다.
크리스토발라이트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결정형 실리카이며 규폐증을 일으킨다. 이 사업장의 파우더 공정에서도 이런 전환이 일어나 호흡성 결정형 실리카 노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료 이름표만 보면 "규조토"여서 안전해 보이지만, 공정을 거친 분진은 전혀 다른 물질이 되어 있었던 셈이다.

작업현장 모식도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생성 이미지)
분진의 위험은 입자가 얼마나 작아서 폐 깊숙이 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장에서는 바닥과 설비에 쌓인 분말을 치우는 데 압축공기를 내뿜는 에어건과 빗자루를 사용했다. 가라앉아 있던 분진을 에어건으로 불어내거나 마른 비질로 쓸면, 굵은 입자뿐 아니라 폐포까지 도달하는 호흡성 크기(대략 4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 분진이 공기 중으로 다시 떠오른다(재비산).
결국 청소라는 행위 자체가 호흡성 결정형 실리카 노출을 결정적으로 키운 셈이다. 압축공기 청소와 마른 비질은 산업위생에서 금기로 꼽히며, 습식 청소나 고효율 헤파(HEPA) 필터 진공청소로 대체해야 한다.